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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s of a Lighthouse III

From Mabinogi World 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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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ame Library
Tales of a Lighthouse II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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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The story of a harbor lighthouse that was looking for a precious person.

Obtain From Fished up using Larry's Special Bait Feeder during the Larry's Swimming with the Fishes Event
Price {{{price}}}
Tradability Untradable
Effects {{{effects}}}
Reward {{{reward}}}
Crafted I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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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대지기 이야기 下 -

A Story of a Lightkeeper Vol. 3


피르보르/만돌린


낮임에도 스산했다. 바람결 따라 나뭇잎이 부대꼈다. 마치 뱀이 배를 깔고 숲 속을 헤집는 소리 같았다. 하늘은 푸르렀다. 여러 갈래로 가늘게 찢어진 하얀 구름은 밤하늘을 장식하는 별똥별이 흐르는 듯했다. 누군가가 그랬다. 묘지는 별빛이 내리는 곳이라고. 삶을 마친 사람이 쉬는 곳이라고.


"아란즈?"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묘비 앞에 히아신스가 든 나무 꽃병을 내려놓았다. 잿빛 묘비와 너무나도 대비되었다. 하얗고, 작은 여러 꽃잎은 손가락 같았다. 실바람 따라 흔들리자, 꽃은 내게 손짓하는 것처럼 보였다. 더불어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저기, 실례하지만 아란즈라는 이름이 흔한가요?"

"아니요. 흔하지는 않죠. 그런데 왜……?"


오한이 느껴졌다. 몸이 굳는 것 같았다. 추웠다. 아스콘이 그토록 찾고 싶어 했던 그의 누이는 죽었다. 이름도 없는 묘비만이 아란즈의 존재를 대신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별빛이 되어서 이곳에 쉬고 있었던가. 아스콘은 영원히 그녀를 만나지 못한다. 그는 이제 혼자가 되었다. 부모와 누이는 다 죽었다. 오로지 혼자 남았다.


"아스콘을 아시나요?" 내가 말했다.

"죄송하지만 왜 물어보시는 건가요?"


그녀는 내게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며 대꾸했다.


"자신의 누이 아란즈를 찾아달라고 제게 부탁했습니다. 그는 카브 항구 등대에 있습니다."

"맙소사. 정말이요?"


그녀는 풀썩 주저앉아 입을 다물었다. 손끝을 간헐적으로 떨었다. 그렇게 한동안 있었다. 예상컨대 그녀는 외삼촌인 아스콘이 오언 제독에게 구출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하지만 어째서 그녀는 이렇게 극심한 충격을 받은 것일까.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녀는 최대한 떨림 없이 부드럽게 말하려고 노력했다.


"어머니는 외삼촌을 그토록 그리워하셨지요. 어릴 적 자신을 아껴주었고, 그날 해적과 용감히 맞서 시간을 끌어주지 않았더라면 자신도 어디론가 팔려갔을 거라고 말씀하시면서요. 언제나 그리워하셨어요. 아직 살아 있을 거라며 제게 늘 말씀하시곤 하셨죠.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셔도 외삼촌 이름만은 잊지 않으셨어요. 주무시다가 아스콘, 아스콘을 얼마나 되뇌시던지……. 저는 어머니가 너무 답답했어요. 외삼촌은 이미 죽었을 테니 어서 잊으라고 닦달하곤 했죠. 하지만 그분은 살아계셨군요. 어머니는 틀리지 않으셨어요……."


남매는 서로를 그리워했다. 그러나 누이는 이젠 없다. 아스콘은 온갖 고역을 겪으면서 50년을 버텼다. 그것은 아마도 가족을 보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먼발치에서 보이는 등대 불빛처럼 희미한 한 줄기 희망만을 좇아서 살아왔을 테지만, 결국 아무도 그의 곁에 없다. 아무도.


"그는 잘 있습니다. 원하시기만 하면 언제든 뵐 수 있을 거예요."

"아니요. 저는 그분을 뵐 면목이 없어요. 어머니는 정말로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셨어요. 몇 년 전이었어요. 우리는 아버지의 도박 빚 때문에 산속에 숨어 살고 있었죠. 밭을 일궈서 배를 채우는 데엔 한계가 있어요. 열매나 나무뿌리로도 힘들어서 어머니는 참다못해 구걸이라도 해서 좀 얻어오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구해온다고 말씀드렸지만, 부모 마음은 자식이 체면 구기는 걸 허락하지 않았나 봐요.

날도 좋았고, 해가 지기 전에 돌아오겠노라 말씀하셨지요. 고집이 워낙 강하셔서 전 알겠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어요. 별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돌아오시던 길에 발을 헛디디셔서……돌아가셨어요."


나는 짙게 탄식했다. 그녀는 등을 돌리고 소맷부리로 눈물을 훔쳤다. 등이라도 토닥여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녀의 등에선 무거운 서러움이 느껴졌다. 내가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깊게 패인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지는 못할 것이다. 50년 전, 아스콘은 누이를 구했다. 그는 누이를 구한 대가로 발이 묶여서 50년을 고통 속에서 허비했다. 그러나 그가 구한 누이는 몇 년 전, 실족사로 죽었다. 도대체 아스콘이 누이를 구한 것엔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의 누이는 허망하게 죽기 전에도 남편의 도박 빚 때문에 호화스러운 생활을 접고 산속에서 고되게 살았다. 이제 그녀는 쉬고 있을까? 제 오빠조차도 닿을 수 없는 별빛이 되어서.


"아스콘은, 그는 당신의 어머니인 아란즈를 깊게 그리워했습니다. 오언 제독에게 구출되기까지 50년을 노역소에서 살았지만 버티고 돌아왔죠.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녀는 등을 돌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짧게 목례했다. 중년의 가늘게 떨리는 몸은 숨을 쉬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나는 몇 걸음 걷다가 돌아서기를 반복했다. 멀어져서 점이 될 때까지도 그녀는 그 자리에 있었다. 묘비 앞에 히아신스를 두고. 아마 그것은 내게 잘 가라고 손짓했을 것이다.

돌아가는 것은 왔던 길을 다시 더듬어가기만 하면 된다. 다만 약간 차이가 있다면, 오면서 보았던 풍경의 반대쪽을 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이상하게도, 두갈드 아일의 좁은 길에 늘어선 나무들이 고독해 보였다. 무수히 많음에도 쓸쓸해 보였다. 일주일 전쯤, 이 길을 걸어 티르코네일로 향했을 땐 이러지 않았는데.

나는 어느덧 카브에 도착했다. 오늘도 역시 카브는 붐볐다. 많은 사람이, 모두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기러기가 여러 곳에 배설물을 갈겨놓았고 아무도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갈매기는 길바닥에 버려진 물고기를 게걸스럽게 해치우고 있었다. 수많은 배가 수평선으로 나아가고, 그만큼의 배가 다시 항구로 들어왔다. 나는 무기점과 잡화점 맞은편에 있는 다리 앞에 섰다. 바로 옆에는 '카브, 꿈과 희망의 무역항' 따위가 쓰인 간판이 아직도 서 있었다. 나는 다리를 가로질렀다. 날은 좋았다. 그는 등대 앞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 그가 잠귀가 밝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가 깨자마자 내가 들어선 건지 몰라도 그는 습관인 듯,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이런, 그새 좀 졸았군."